대전 유성구 회랑 스시랑
회랑 스시랑
대전 유성구 계룡로66번길 16 / 042-823-0465
미안합니다, 비려서 뱉었습니다.
문제는 해산물에서 터졌다.
정확히는 회 다음에 나온 몇 가지 해산물들이 굉장히 비려서, 입에 넣고 몇 번 씹고 다서 그대로 뱉었다는다는데 있다.
나는 생선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왠만한 해산물은 킬러 수준으로 가리지 않고 먹는 편에(...)
특히 왠만한 비린 맛에 눈 하나 깜빡 하지도 않는 편이다. 실제로 살면서 입에 넣었다가 뱉은 해산물이 없. 었. 다.
무쪼록 그 해산물을 뱉고 난 뒤에 나는 그 어떤 음식에도 더 이상 입을 대지 않았다.
비린 맛의 원인은 보통 다양하지만 조심스럽게 추측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매장에 손님이 없고 수조에 물고기가 거의 없어, 회전률이 떨어져 재료가 신선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초반의 우려가 맞아 떨어지지 않았나... 한다.
반면 회의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참치, 연어, 광어가 나왔는데
참치가 해동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와 시간을 두고 먹어야 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그 밖에는 그럭저럭 예상 가능한 수준의 예상 가능한 맛이었다. 연어는 내 기대보다 훨씬 나았다.
또 하나의 문제, 뒤에 식사가 안나왔다.
메뉴판에는 알밥인지 매운탕인지가 들어간 식사가 포함됐던 것 같은데,
본 메뉴가 모두 나온 이후 식사가 나오질 않았다. 오메, 이런 일이!
정식 코스 메뉴에서 식사가 안나오는건.... 또 무슨 일인지.
(우리가 술을 시키지 않아서 밥을 안 준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ㅜㅜ)
이렇게 식사도 안나올 줄 알았으면 차라리 회 단품을 시켜먹었을거다.
그리고 광어회 작은 사이즈가 40,000원인데, 이럴 바에야 다른 곳에 가서 광어회를 먹을 것 같다.
심지어 송은 배탈이 나다.
식당에서 나와서 송은 배가 아프다고 했고 실제로 화장실에 다녔다.
불편해하는 송을 보면서 얼마나 맘이 아팠는지 ㅜㅜ
우리는 비린 입을 헹구려고 정말 오랫만에 커피집에 들어가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우리는 커피를 거의 안마시는 사람들이다.)
그래도 비린내는 잘 가시지 않더라. ㅜㅜ 심지어는 양치를 해도 잘 가시지도 않았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매장보다는 배달을 주력으로 하는 집이라는 정보가 나왔는데,
배달 음식이 홀에서 하는 식사 이상의 퀄리티로 오진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고마워.
사람하는 일이 편차가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딱 한번 가본 식당을 평가하는 일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식사를 하고 우리 두 사람 모두... 이건 심각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우리는 앞으로 이 식당에 다시 가는 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이 곳을 방문하기 전에 이 글을 읽는 분이 계시다면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가시라.
20년인지 40년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으나 상당히 오랜 경력의 주방장이 하는 식당이고
어쩌면 우리가 간 날의 음식들만 문제가 있던 것일 수도 있으니,
어떤 분들은 우리가 했던 경험과는 달리 근사한 식사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만약 가게 된다면, 부디, 근사한 식사를 하시길 바란다.
무쪼록. 해산물의 상태와 후속 메뉴가 나오지 않아 마음이 상하긴 했으나
나에게 늘 맛있는 식사를 사주려고 마음 써주는 송의 애정은 단연 1등이었다.
그래서 그 밖의 것들은 배부르고 맛있게 잘 먹었다. 고마워 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