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전 용문동/괴정동 근처 맛집 리뷰(롯데백화점/용문역/한민시장 부근) 1편
1. 들어가며
대전 용문동, 괴정동은 제가 이 십 여 년 정도 산 동네입니다.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이 동네 역시 과거엔 주택들이 밀집한 동네였으나
지금은 주택들이 다 허물어지고 원룸으로 빼곡한 동네가 됐지요.
아무튼, 제가 이 동네에서 꽤 오래 지내보고 내린 결론 중 하나는
대전에서 상권이 꽤 크게 형성된 동네 중에서 제일 먹을 것 없는 동네가 롯데백화점 인근이라는 겁니다.
아무쪼록 이 근방에 있는 식당들 중 제가 다녀본 곳들을 한 자리에서 전격 비교 하려고 합니다.
맛집 기근(...)인 동네에서 식사를 해야하는 분들에게 조금의 안내서가 되면 좋겠습니다.
2. 마음가짐
단호하게 말씀드리지만, 이 동네에는 맛집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제 기준에서 말입니다.)
그러니까 진짜 진짜 맛있는 음식을 기대하면 안된다는 것. 아주 작은 기대도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3. 내 맘대로 꼽은 가 볼만한 식당(1편)
1) 부뚜막 두부 마을: 청국장, 생두부, 두부전골, 두부두루치기 등
두부 요리를 하는 식당입니다. 식당에서 두부를 직접 만듭니다.
반찬이 기가 막히게 잘 나오는데 가격을 생각하면 왠만한 한정식 집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맛있습니다.
(6000원짜리 청국장만 시켜도 맛깔나는 반찬이 열 댓 가지가 깔리는 집은 흔하지 않습니다.
단무지같은 반찬 같지도 않은 반찬이 올라오는 것도 아니고요.)
엄마가 밥 하기 싫을 때 마다 식구들을 이끌고 이 곳으로 오곤 했었습니다.
아빠는 퇴근해서 술 한 잔 하고 싶으실 때도 이 집으로 자주 오곤 했었습니다. 두부전골 시켜서 아빠는 술 드시고 아이들은 밥 먹고.
얼마 전까지는 롯데백화점과는 좀 떨어진 골목의 주택에서 영업을 했는데, 최근 롯데백화점 뒷편 식당가로 이전을 했습니다.
식당이 이전한 이후로는 가본 적이 없어서 음식가격이나 분위기를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가장 마지막으로 식사했을 땐 청국장이나 순두부찌개 등은 6000원 정도, 두부전골은 18000원 정도,
두부두루치기는 12000원 정도 였습니다.
이전 하기 전에도 시끌벅적했지만 지금은 훨씬 더 시끄럽다고 합니다. 중요한 손님 모시고 가려는 분은 소음을 고려하시길 바랍니다.
2) 서가네 추어탕: 추어탕
여긴 한민시장과 롯데백화점, 용문역에서 모두 거리가 좀 있는 곳입니다만
친구들이 동네로 놀러오면 저는 여기로 밥 먹으러 오곤 했습니다.
이 근방에 송담추어탕이라는 집이 하나 더 있긴 합니다만, 저는 무조건 서가네 추어탕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추어탕은 7,000원인데 갓 지은 솥밥이 나오고(밥을 덜고 물을 부어서 입가심으로 누룽지를 꼭 해먹어야 합니다.)
반찬으로 어리굴젓이 나오는데, 아.. 이게 또 히트입니다. 어리굴젓이 맛있어요.
엄마가 이 어리굴젓에 헤어나오질 못해서 그렇게 어리굴젓을 사다 냉장고에 쟁이고 드셨는데, 식당에서 먹던 그 맛이 안납니다.
갓 지은 하얀 쌀밥을 추어탕 국물에 말고 수저에 듬뿍 떠서 빨간 어리굴젓을 얹어서 먹으면 정말 꿀맛입니다.
단점은 너무 자주 먹으면 물립니다. 잊을만 할 때 한번씩 가주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3) 개성칼국수 만두전골: 만두전골
제 생각에 만두전골만 놓고 보면 (유성이나 서구 등 다른 지역에) 더 맛있는 집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맛집 기근인 이 동네에서, 개성칼국수 만두전골만 해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라고 생각돼 소개합니다.
비나 눈이 오는 날, 추운 날, 몸이 으슬으슬한 날 보통 이 곳에서 식사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만두전골에는 식당에서 직접 빚은 고기, 김치만두가 들어가고 주름이 없는 동글동글한 만두입니다.
야채와 소고기도 들어갑니다만 특색이 있는건 아닙니다.
식당에 계신 사장님이나 종업원들께서 돌아다니시면서 만두를 넣어주시는데,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그 분들의 지도편달(?)을 받는게 여러모로 좋습니다.
다른 만두전골집에서는 보통 만두를 야채보다 먼저 넣는데, 개성칼국수의 경우에는 야채를 먼저 넣고 만두를 넣습니다.
다른 식당에서 하던 대로 하다가는 만두가 다 터지는 불상사가 일어납니다. (저는 여러번 겪어봤습니다.)
아차, 여기는 만두전골 다음에 칼국수가 있고 볶음밥은 별도로 주문해야 됐던 것 같으니 확인 해보시길 바랍니다.
4) 샤브쌈주머니: 샤브샤브 월남쌈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식당, 깔끔한데 아빠다리 안하고 식사 할 수 있는 장소 중에서는 샤브쌈주머니가 가장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롯데백화점에서 길 하나 건너면 되고, 도보로 3분 거리입니다.
샤브샤브월남쌈이 한 때 열풍이었던 같은데 요즘은 예전만큼의 인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들어 가본 적은 없습니다만, 제 주변인들은 여전히 롯데백화점 근처에서는 그나마 좋은 식당이라고 평가합니다.
굉장히 친절한 여 사장님께서 야채나 소스가 부족하지는 않은지, 볶음밥이 잘 볶아졌는지 꼼꼼히 챙겨봐주셨던 기억이 나는데
아직도 계시는지 모르겠네요.
아차, 식당이 환기가 잘 안돼서 (국물 졸아붙은) 짠 냄새(?)가 날 때가 자주 있습니다.
점심보다는 저녁에 그 냄새가 심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창문가에 앉아 창문을 좀 열어두면 낫습니다.
5) 마이램(괴정점): 양갈비
샤브쌈주머니 쓰다가 생각났습니다.
롯데백화점, 한민시장, 용문역에서 모두 멀기는 하지만 마이램도 괴정동에 있는 식당이고, 제가 이 동네에서 가장 사랑하는 식당입니다.
처음 이 식당에 갔을 때 '이 맛집 볼모지에 이런 식당이 있다니!'하고 깜짝 놀랐을 정도입니다.
물론 메뉴가 메뉴이기 가격대가 있긴 합니다만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정말 맛있습니다.
5) 황박사왕족발보쌈: 족발
원래는 황박사 족발이 맛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맛이 변해서 추천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적습니다.
이 동네에도 족발 보쌈집이 몇 군데 있죠.
잭아저씨, 나무오향족발, 허성준보쌈, 항아리보쌈 등 꽤 여러군데 있는데(여기 적진 않았으나 망한 식당도 여러 곳),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족발은 황박사가 원톱이었습니다. 부위도 좋고 맛도 좋아서 멀리서 족발 사러 오는 사람도 참 많았고
저녁 8시면 족발이 다 팔려서 먹지 못한 적도 부지기수 였습니다.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으나) 언제부턴가는 예전의 그 맛도 안나고 부위도 옛날 만큼 좋지도 않아서 요즘은 발걸음이 뜸해졌습니다.
그 사이 우리 가족의 입맛이 고급스러워져서 그런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단골이었던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비슷한걸 보면 단순히 입맛이 변한 탓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이 곳을 추천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주변의 다른 족발집보다는 여기가 낫기 때문입니다.
(용문역 주변에 족발 튀김을 하는 식당이 하나 있더군요. 아직 가보진 못했는데 제 위시리스트에 늘 들어가 있는 곳입니다.
혹시 가보신 분 있으면 어떤지 알려주세요.)
6) 여빈의 삿뽀로 돈까스(배달음식)
가장동이고 배달을 하는 식당입니다만 여기도 정말 사랑스러운 식당이라 리스트에 포함시킵니다.
이 동네 배달음식 중에서는 가성비도 갑, 서비스도 갑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는 곳입니다.
7,000~8,000원 돈까스를 시키면 왠만한 식당보다 더 푸짐하고 맛있는 돈까스를 먹을 수 있는데,
튀김도 바삭할 뿐만 아니라 고기도 두툼하고 같이 나오는 밥과 샐러드, 장국 역시도 맛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도시락에 함께 오는 할리피뇨를 정말 좋아합니다.
7) 공주칼국수, 갯벌바지락칼국수, 명랑칼국수: 칼국수
사실 '괴정동 맛집'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부동의 1위는 공주칼국수가 아니겠습니까...만
안타깝게도 저는 다른 동네 칼국수집을 더 많이 다니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맛집을 가봐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공주칼국수를 가보셔야 할텐데
저는 보통 친구들과 같이 가서 쭈꾸미철판볶음에 면 사리 하나 추가해서 비벼 먹고, 흰 칼국수랑 빨간 칼국수를 시켜 먹곤 합니다.
(저는 4년에 1번 가는 것 같습니다만.)
백운초등학교 쪽으로 가면 갯벌바지락칼국수라는 집이 있습니다. 가정집 같은 분위기인데, 바지락이 들어간 맑고 산뜻한 칼국수입니다.
어떤 날은 바지락이 무척 싱싱하고 양도 많은데, 어떤 날은 바지락이 자잘하고 양도 그리 많이 않을 때도 있습니다.
(즉, 바지락 편차가 있음.)
명랑칼국수는.. 이렇게 말해서 정말 미안합니다만, 오씨칼국수 짝퉁 버전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오씨칼국수나 명랑칼국수나 대단한 맛 차이를 모르겠어서 가끔 매운 김치에 물총이 들어간 칼국수를 먹고 싶을 때 종종 찾습니다.
이 집에 좋지 않은 기억이 있어 언제부턴가는 발이 좀 뜸해지긴 했습니다만, 칼국수 한그릇 먹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8) 바로그집: 떡볶이
떡볶이 치고는 비싸지만, 이 곳의 떡볶이 맛이 당기는 날이 있어 종종 사먹곤 합니다.
4. 생각나는 대로 적은 '여기는 별로'인 식당
1) 수미정
아빠, 엄마, 나, 동생 모두 각자 지인들과 가서 먹고 만장일치로 '맛없다'고 욕을 했습니다.
대전 롯데백화점 맛집 검색하면 도대체 수미정 맛있다는 포스팅이 왜이렇게 많은건지, 그리고 그 내용들이 왜 다 광고같은건지, 그냥 짜증 만빵.
2) 이모네 닭도리탕
물론 이모네 닭도리탕의 단골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택시 타고 한영식당으로 가는걸 추천드립니다. 부득이하게 이 동네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면, 백운초등학교로 가는 길에 닭도리탕 집이 하나 더 있는데(상호는 기억이 안납니다.) 차라리 그 곳으로 가서 드시길 추천드립니다. (거기도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요.)
3) 깡순이네
용문동 맥도날드 옆에 닭내장탕, 닭도리탕을 파는 '깡순이네'도 단골이 많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었습니다.
술 한 잔 하시러 오신 어른들이 꽤 계시던걸 봐서는 술 안주로 많이 찾으시는 듯 합니다.
닭내장탕은 정말.. 와우. 간마늘이 한 국자 들어가는데, 마늘에 환장하는 저 역시 잊어지지가 않는 맛입니다. 엄청 짜고요.
함께 식사했던 친구가 맛도 맛인데 닭 냄새 때문에 못 먹겠다고 굉장히 투덜댔던 기억이.
5. 힘들어서 우선 여기까지만 작성합니다. 추후 업데이트 하겠습니다.